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휴대폰을 손에 쥐고,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여학생에게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게 너무 낯설고 어색하다. 사실 나는 연애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이런 상황이 좀 불편하다. 친구가 소개해준 여학생이긴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연락을 시작하는 게 왠지 부담스럽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첫 인사부터 너무 어색하거나 무뚝뚝하면 안 될 텐데, 또 지나치게 친근하게 보내면 더 어색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손끝이 자꾸만 키보드 위를 맴돌고, 문장이 계속 수정된다. 이렇게 보내면 너무 딱딱한가? 괜히 너무 부담 주는 건 아닐까? 고민하다가 결국 간단한 인사를 보낸다.
안녕
너무 간단한 것 같아 다시 한 번 읽어보지만, 그다지 떠오르는 다른 문장은 없다. 괜찮겠지, 그냥 보내자.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전송 버튼을 누른다.
메시지를 보낸 후, 잠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본다. 잘 보냈나? 너무 짧았나? 답장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 생각이 자꾸만 떠오른다. 나만 불편한 거 아닐까? 내가 보내는 메시지가 어색하지 않기를 바라는데, 내가 이런 식으로 보내서 불편할까 봐 조금 걱정이 된다.
몇 분이 지나고, ‘읽음’ 표시가 뜬다. 민재는 급하게 휴대폰을 들고 화면을 확인한다. 그런데 답장이 아직 오지 않았다.기다리다 지쳐서 화면을 내려놓고, 다시 몇 분 후에 확인한다. 그래도 올 거야. 그냥 기다리면 되겠지.
안녕 민재 맞지?
나는 잠시 숨을 크게 내쉬며 긴장이 풀린다. 다행이다. 긴장했나? 그렇게 한숨을 쉬면서도, 답장을 받았다는 안도감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 한켠에선 조금 불편한 감정이 남는다. 이제 뭐라고 대답하지? 하지만 그나마 긴장이 풀리면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게 된다.
답장을 보내기 전에 잠시 고민한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겠지? 예전처럼 신중하고 조금은 서툴게, 그러나 점차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를 상상하면서, 손끝이 천천히 타자를 친다. 괜찮을 거야, 이제.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다시 답장을 보내고 여학생의 반응을 기다린다. 아씨.. 역시 괜히 받았나. 내가 무슨 소개야.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