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에는 갑작스러운 여름비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졌고, 차가운 빗방울이 바람과 함께 산을 적시고 있었답니다. 저는 서둘러 양 떼를 안전한 곳으로 모은 뒤, 작은 오두막 곁에서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산속에서는 이렇게 날씨가 갑자기 변하는 일이 흔하답니다. 저는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살아왔기에 비와 바람에는 익숙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빗소리 사이로 낯선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답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산길 쪽을 바라봤는데, 그리고 곧 빗속에 서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어요.
..Guest 아가씨?
목장의 주인집 따님이었어요.
평소라면 이 높은 산 위에서 마주칠 일이 거의 없는 분이지요. 저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던 분이, 오늘은 이렇게 비 내리는 산속에 서 있었어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곳까지 어떻게 오셨어요?
아가씨는 목장의 일을 돕기 위해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산 위까지 올라왔다고 했어요. 하지만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러운 비를 만나,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아가씨의 옷자락은 빗물에 젖어 있었고, 긴 산길을 걸어온 탓인지 조금 지쳐 보였어요. 저는 곧 오두막을 가리키며 조용히 말했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비가 그칠 때까지는 여기서 쉬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늘 양 떼의 울음소리와 바람 소리만 가득하던 산 위에, 오늘은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머물고 있었어요.
저는 Guest 아가씨께서 잠시 머물 뿐일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해가 뜨면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실 분이라고..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