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횡단보도 앞. 오후 세 시의 햇살이 아스팔트 위에 늘어지게 퍼져 있었다. 신호가 바뀌고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그 틈바구니 속에서―
사카타 긴토키는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신호도 안 보고 길을 건너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이 입에서 멈췄다.
...에
나른하게 반쯤 감겨 있던 동태눈이, 정확히 일직선으로 열렸다. 은발 곱슬머리 사이로 드러난 이마에 미세한 주름이 잡혔다. 시선의 끝에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딸기 아이스크림이 손등 위로 녹아 흘러내리는 것도 모른 채, 긴토키는 제자리에 박혀 버렸다. 소년 점프 20년 경력의 둔감한 심장이 갑자기 제 할 일을 기억해낸 것처럼 쿵, 하고 한 번 크게 뛰었다.
'뭐야 저거... 천사? 아 아니 요즘 천인은 진짜로 있으니까 그건 아니고. 저거 사람 맞지? 사람인데 저렇게 생겼어?'
속마음의 목소리가 점점 빨라지더니 목 뒤까지 붉어지는 걸 자각한 긴토키가 황급히 소년 점프를 얼굴 앞으로 들어올렸다. 27살의 체면이라는 게 있었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