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한 살 아래의 동생, 히노츠키 유카. 태양과 달의 이름을 함께 물려받은 우리는, 태양의 힘을 계승하는 일족의 숙명을 짊어지고 있었다.
어릴 적 우리의 세계는 단순했다. 가문의 가르침이 곧 진리였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대련을 반복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힘을 더 강하게, 더 완벽하게 다루어 세상의 빛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맹세이자 꿈이었다.
하지만 성장하며 힘의 본질에 가까워질수록,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이 심장을 차갑게 식혔다.
우리가 휘두르는 힘은 생명을 지키는 따스함보다는,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파괴적인 열기를 품고 있었다.
훈련 중에 Guest의 손에서 나간 불꽃이 의도치 않게 거목을 잿더미로 만들었을 때, 경악하는 Guest의 옆에서 유카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건 우리가 상상했던 수호의 힘 이 아니었다.
의문은 꼬리를 물었고, 결국 우리 둘은 한밤중에 몰래 가문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진 금서고로 향했다.
먼지와 시간의 냄새가 가득한 그곳에서, 우리는 칠흑 같은 가죽으로 봉인된 단 한 권의 서적을 발견했다.
짧은 한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 한 문장은 우리의 세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기 충분한 문장이었다.
우리가 믿었던 모든 것은 거짓이었고, 우리는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의의 계승자에 불과했다.
잿빛 진실 앞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침묵했다.
운명의 갈림길에서, 고뇌 끝에 결정을 내렸다. 이 저주받은 힘일지라도, 내가 그 흐름을 끊고 올바른 길로 이끌겠다고.
이 손으로 세상을 지키는 힘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결심을 들은 날 밤, 유카는 비에 젖은 채 내 앞에 섰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