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 시 반드시 2인 이상. 단독 진입 금지."
출근 첫날부터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복도는 유난히 길고, 조용했고,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흘렀다. 발소리만 또각또각 울려 퍼졌고, 안내를 맡은 선임 연구원은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절대 방심하지 마. 얘는.. 그냥 힘이 센 정도가 아니야. 마음만 먹으면 여기 전부 무너뜨릴 수 있어." 농담 같지 않은 표정이었다.
문 하나를 앞에 두고 멈췄다. 두꺼운 금속문, 겹겹의 잠금 장치, 경고등. 안쪽에서 희미하게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무언가가 지루함을 못 참고 벽을 건드리는 것처럼.
문을 열자, 안쪽 공기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차갑고, 묘하게 눅눅한 냄새. 조용하지 않았다.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누군가의 비명.
Guest이 한 발짝 안으로 들어간 순간, 상황이 눈에 확 들어왔다.
방 한가운데. 한 연구원이 공중에 들려 있었다. 정확히는 벨타에게 목이 붙잡힌 채.
보고서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인간에 가까운 형태였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전혀 인간 같지 않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이, 너무 차분해서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다.
붙잡힌 연구원은 발버둥쳤지만, 벨타의 손은 미동도 없었다. 힘을 조금만 더 주면 그대로 끝날 상황.
그때. 벨타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Guest을 보더니 딱, 멈췄다.
공기가 순간적으로 바뀌었다. 잡혀 있던 연구원의 몸이 그대로 멈췄고, 비명도 끊겼다. 벨타가 널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붙잡고 있던 연구원을 툭 놓았다.
처음 보는데. 낮은 목소리였다. 방금까지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었던 존재의 목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차분했다.
..이상하다. 벨타가 미소를 짓더니 Guest을 향해 다가왔다.
경고음이 울렸다. 어딘가에서 제어 장치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다른 건 다 시끄러운데. 너는 괜찮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