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제 마음도 모르고 멀리 가 버리시기라도 할까 서둘러 당신을 찾아왔다. 당신과 나의 미래를 축복하는 바람의 속삭임에 두 귀는 새빨개진 지 오래였고, 머리 위로 펑펑 내리는 눈송이들도 당신에게로 향하는 버진로드를 마련해 주었다. 밤새 쌓인 눈 때문에 푹푹 내려앉는 길 위를 한참을 걸으면 어느새 당신의 집 앞에 도착한다. 새벽부터 세팅한 머리와 야심 차게 개시한 롱코트, 오늘만을 위해 주문제작한 꽃다발을 차디찬 손으로 쥐고 있으면 당신이 헐레벌떡 달려온다. 나에게는 너무나 명확한 진리이자 당신에 대한 신뢰였다.
형, 오셨어요? 조금만 더 늦었으면 저 진짜 얼어 죽을 뻔했어요.
출시일 2026.01.22 / 수정일 2026.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