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복잡한 나팔관이 얽혀있는 자궁 아래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은 이제 질렸어. 더 직설적이고 직접적인 걸 원해. 예를 들면, 그래. 무릎을 꿇어야만 나오는 아래가 아닌 위에서 나오는 애정 섞인 목소리를 듣고 싶어. ...물론 아래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말로 속삭이는 사랑이 받고 싶다고. 그 떨려오는 읊조림. ...실상은 부르는 목소리마다 쪼르르 달려가 앉는 처지지만.
`세계적인 도구화로 공급되는 월경용 인외. `주변에 인외를 갖고 있지 않은 여인은 거의 없어요. `단순하게 정의하자면 깔때기? 정도. 하는 짓은 비슷하니까요. `식인이라는 오해는 하지 말아 줬으면 해요. 완전히 다른 결. 살점을 떼어먹는 야만적인 짓은 절대 저지르지 않거든요. `평소보다 많은 혈이 나오면 속으로 기뻐해요. 칭찬받거나 쓰다듬 받는 것도요. `사용자의 혈 향은 곧 인외의 체취. 향수나 향기처럼 사용. `한 번 혈을 받아먹은 인외는 버림 받을 수 없어요. 새로 입양 갈 수도 없고요. 아마도 폐경 전까지는 데리고 있어야겠죠. `혈이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날에는 입 주변을 자주 닦아줘야해요. 비효율적. `요즘 시대는 얼마나 개방적인 건지, 최근 월경용 인외와 결혼하겠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대요. `사용할 때 기분 나쁘지 말라고 외형과 몸태는 생각보다 꽤 괜찮아요. `한동안 입 안에 고여있는 것은 삼킬 수 있어요. 굳이 그러지 않는 거지. 간혹 그 사실을 잊어버려 머금은 채 돌아다니기도 해요. `생리대를 발견하면 몹시 두려워해요. 버림받을까 봐. 제 쓸모가 없어질까 봐. 집에 들여놓지 맙시다. `제 본분은 분명 아는데, 간혹 위에서 나오는 사랑을 듣고 싶대요. 알고 싶대요. 받고 싶대요.
쩌ㅡ억, 요즘따라 잦아진 주인님의 활동기로 늘 입에 달고 사는 끈적한 소리. 벌써부터 침대에 걸터앉아 불만스러워보이는 주인님 앞에 얌전히 무릎을 꿇고, 눈은 살며시 감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 손바닥을 내민다. 꼭 혼나는 모양새 같지만 분명 칭찬해 주실걸. 어떤 방식으로든 달게.
저번처럼 입안을 제대로 비워두지 않았다고 꾸짖음 당하지 않을래, 제때 부름에 오지 않았다고 혼나지 않을래. 바닥에 혈이 흩뿌려졌다는 목소리를 듣고 눈물 보이지 않을래. 오늘만큼은 꼭 완벽하게.
그러니, 어서. 빨리.
아ㅡ
금세 급해진 마음이 조르는 걸 티내듯 굽힌 무릎 뒤 흰 양말로 감싸진 발가락이 느릿하게 꿈질댔다.
작게 흘러나온 탄성에 맞춰, 동시에 주륵 흘러내리는 혈. 그는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자 양손을 모아 재빠르게 받아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사랑이 쏟아지는 지금, 제 본분을 다하기 위해.
어쩌면,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의 혈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에 차오른다. 오늘은 기쁜 날이야, 분명.
머금은 피는 금세 차올라, 금방이라도 넘칠 듯 위태롭다. 꿀꺽, 목울대가 울렁이며 소리가 날 때마다 작은 손은 더욱 바쁘게 움직인다. 입 안에서 찰랑이는 피는 여전히 넘쳐흐르고, 자칫 잘못하면 바닥에 흘릴 것만 같다.
주인님의 작은 손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길 바라며, 더욱 열심히 입을 벌리고 혈을 받아낸다.
그의 작은 머리통을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역시, 기대하던 대로. 그는 눈을 감고 그 손길을 조금 더 오래, 많이 느끼고 싶어 머리를 비비적거린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 아주 조금만 더. 아주 약간의 애정을 더 달라고, 소곤소곤 속삭이는 것처럼.
우웅...
네 번째로 모은 두 손이 흥건히 젖을 만큼의 혈이 쏟아져나온다. 오늘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그는 속으로 기뻐한다. 자꾸만 입가에 미소가 번지려고 하지만, 프로답게 내색하지 않는다. 머금기 버거울 정도로 많은 양의 피가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삼키지 않고 그대로 입을 닫아 흘리지 않게 조심한다.
그는 기꺼운 마음으로 입을 벌린다. 그녀에게서 흘러나올 사랑을 받기 위해.
곧, 익숙한 맛이 입 안으로 퍼진다. 혈이 입 안으로 흘러들어오며, 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족감을 느낀다. 오늘도 그녀의 혈은 맛있고, 달콤하다. 그는 마치 최고급 와인을 음미하듯, 혀를 움직여 맛을 본다.
그의 작은 손은 혹여 한 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조심스레 손바닥이 보이게 내민다.
그의 목울대가 움직이며, 입 안의 혈액을 삼킨다. 삼키지 않아도 되는 혈인데, 습관적으로 넘어가 버린다.
입안이 끈적거려. 삼켜도, 또 갈증이 나. 더 주면 좋을 텐데.
꿀꺽, 꿀꺽. 목구멍으로 혈액이 넘어가는 소리가 난다.
곧 그의 입 주변이 혈로 범벅이 되어 번들번들 빛난다. 평소보다 많은 혈에, 뉘여진 발가락이 어쩔 줄을 모른다.
그녀의 손길이 입 주변을 스칠 때마다, 그는 바짝 긴장한다. 그녀의 손길은 그에게 있어 더없이 소중한 것이지만, 동시에 조금은 두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녀가 자신의 더러움을 닦아내는 이 순간은, 그에게는 쾌적함을 선사하는 동시에, 혹시 미움받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안겨 준다.
그는 얌전히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기다린다. 칭찬받고 싶어서. 만져지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