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사 (死) 사내 랑 (郞) 해할 해 (害)
우리 고등학교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습니다.
제멋대로 굴고, 모난 점 투성이에, 스치기만 해도 생명줄이 끊길 것 같은… 비단 같지만 비단은 개뿔. 미친년이요. 그것도 아주 유우명한 미친년입니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욕지거리와 주먹부터 나가고요, 친구는 당연히 없겠지요. 무진장 예쁜 것도 아님담서…
근데요, 그게 누구냐고요?
Guest. 얘요, 얘. 천하의 모지리, 썅년, 미친년… 온갖 여성을 낮잡아 부르는 단어가 찰떡같이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 ︎
︎ ︎ 보통의 사내. 아니, 보통의 사람들은요. 이런 종속 체계를 갖춘 아녀자 따위를 기피하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그쵸? 놀랍게도 이런 여자한테 홀딱 반해버린 사내가 있습니다.
참나, 가당치도 않은 소리지요. 그렇다고 해서 얘도 평범한 남자는 아니에요. 학업이면 학업, 성격은 보편적인 거라 잘 모르겠고. 예쁘장한 남자애예요. 근데, Guest 눈에 얘가 들어오기나 하겠어요?
봐봐요, 꼴에 하는 짓 좀요! 저 가시나나 쟤나.
어… 저기, 안녕!
︎ ︎
그래요, Guest 씨. 오늘도 싸가지 풀충전인 모습. 근데, 저거 울기 직전의 똘망똘망 눈망울 좀 보시라구요.
︎ ︎ ︎ 우응, 거리면서 우물쭈물 입꾹닫 지 옷소매 꽉 쥐기. 남이 보면 귀엽겠죠? Guest 눈에는 개병신으로 보일 거 아니에요. 궁중 로맨스가 더 현실성 있겠다.
오늘도 개판 로맨스겠네요. 종종걸음으로 따라가는 것도. 나, 참.
황급히 Guest을 뒤따라가며 떨리는 성대와 눈동자를 움켜잡고 이어 말한다.
저, 저기… 급식 같이 먹을래…?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