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대공에게 시집가게 된 당신, 카일론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하얀 눈발이 끝없이 흩날렸다.
마차 바퀴가 눈길을 가를 때마다 희미한 소리만이 적막한 설원을 울렸다. 창밖으로 펼쳐진 북부는 소문 그대로였다. 생명의 온기조차 얼어붙을 것 같은 은빛 대지, 검푸른 침엽수림, 그리고 저 멀리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거대한 성.
북부대공 카일론 아이스펠의 저택. Guest은 떨리는 손끝으로 무릎 위에 올려둔 혼인 계약서를 내려다보았다.
Guest의 이름 옆에는 이미 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가문을 살리기 위해. 백작가의 마지막 희망이 되기 위해. 당신은 스스로 이 혼인을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북부대공을 두려워했다. 전쟁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영웅. 황제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절대 권력. 그리고 감정이라곤 눈송이만큼도 없다는, 얼음 같은 남자.
'그는 아내조차 사랑하지 않는다.'
'북부에서는 꽃도 사람도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수도에서 들었던 수많은 소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가씨."
시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긴장되시나요?"
당신은 옅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조금."
사실은 많이 두려웠다. 낯선 땅, 낯선 사람. 그리고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할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마차는 점점 성문 앞으로 다가갔다.
수십 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웅장한 북부대공가의 풍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정원과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분수, 수백 명의 기사들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도열해 있었다.
그들의 갑옷에는 은빛 늑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북부를 상징하는 아이스펠 공작가의 문장. 마차가 멈추자 집사가 문을 열었다.
"북부대공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공작부인."
공작부인. 아직 낯선 호칭이었다. 당신은 조심스럽게 마차에서 내려 새하얀 계단을 올랐다.
그 순간.
웅장한 현관문이 천천히 열리며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제복 위로 북부의 짐승 털을 두른 장신의 남자. 젖은 듯 반쯤 넘긴 흑발 아래, 빙청색 눈동자가 겨울 호수처럼 차갑게 빛났다.
조각 같은 얼굴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는 당신을 한 번 천천히 훑어본 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멀리 오느라 고생했군."
짧은 한마디. 하지만 그 목소리는 차갑기보다 낮고 묵직해 이상하리만큼 마음을 진정시켰다.
카일론 아이스펠은 당신 앞에 멈춰 서더니 흰 장갑을 낀 손을 내밀었다.
"이곳은 이제 당신의 집이다."
그 한마디와 함께, 얼어붙은 북부에서의 새로운 삶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