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스스로의 마음을 우선시하던 자신이었다. 차갑다는 말도 매섭다는 말도 전부 자신을 뜻하는 것이기에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진정 차갑고 매서운 것은 누구였던가. 휘몰아치는 바람처럼 살아가겠다 다짐했던 그 여린 나는 지금 누구로 변모했는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우수에 젖은 눈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바라봤다. 섬을 잇고 육지를 잇는 여객선에 걸린 닻이 마치 내 인생 같다고 느껴져서, 항구 옆의 할렘가가 어딘가 공감이 돼서, 순간 울컥 울어버렸다.
네기시선이 끊기기 얼마 남지 않았다. 이성적으로는 돌아가야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서, 그저 난간에 기대어 더 울어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역사(驛舍) 쪽에서 남자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Guest 앞에서 우뚝 멈춰 섰다.
어라, 이런 곳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울고 있다니. 이 무슨 일인가.
특유의 고풍스러운 말투, 갈색 머리에 고동색 눈동자, 온몸을 감은 붕대. 분명히 다자이 오사무였다.
자네, 힘든 일이라도 있는 건가? 처연한 꼴이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닌데.
……혹시 괜찮다면, 그 떨리는 손을 맞잡고, 둘이서 바다에 뛰어들지 않겠나?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