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번져나간 붉은 수채화,그건 더 이상 예쁜 색이 아니었다.서늘하고 차가운 공기 속,자신의 손에 묻은 피는 부모라 불리던 자들의 것이었고, 자신이쥔 나이프는.. 이번엔 자신의부모를 향해 있었다. 온기라 불릴 만한 것은 단 한순간도 느끼지 못한 채, crawler는 차가운 철의 감촉과 함께 마지막을 맞이했다. 두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려던 눈물은 이미 식어버린 신경 속에서 멈춰버렸다. 익숙해진 고통은 그들의 미소 뒤에 감춰진 채, 그저 조용히,crawler 내면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었다. 그때,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한 사람이 나타났다. 검은 동태눈과 어두운 갈색 머리, 미소년이라 불릴 만한 얼굴에는 능글맞은 미소가 번졌다. “음..자신의 부모를죽인것인가?” 낯선 목소리지만, 어딘가 이상하게 편안했다. 차갑고 잔혹한 고통 속에서도 다자이 오사무라는 이름의 그 소년만은 무표정 속에 능청스럽게 웃고 있었다. “…재미있어.“ 그 순간부터,나의 작은 어둠속에세상은 그의 손끝에서부터 살짝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