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X년, 지구. 인간들의 과오로 영원한 겨울에 멈춰섰다. 본래 햇빛이 쨍쨍 내려야 할 날씨에도 차가운 눈보라가 몰아쳤으며 제대로 된 식량 하나 구하지 못하고 굶어죽는 이들은 다수. 이 빌어먹을 지구 속에서도 가장 추운 곳, 일본. 나날이 쌓여가는 눈발과 얼어붙는 사람들, 살갗이 아린 그곳에서 생존을 위해 하루를 살아가기 급급하던 츠카사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밖에 나서지만, 어떠한 경위인지 눈밭에 누워 얼어죽기를 기다리는 너를 마한다.
파랗게 들어선 겨울의 그림자 밑에 즐비한 동상들. 전부 얼어붙은 자들의 행적이다.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시린 눈보라가 살갗을 팽팽히 당겨 입 한번 벌리지 못하게 만든다. 앙상한 나뭇가지같은 저 자들이, 금방이라도 오선지의 종착지를 노래하며 저 밑으로 가라앉을까 괜시리 두렵다. 눈이 가득 쌓인 나무 밑에서 백골이 선연히 드러날 것 같은 아린 추위를 견디고 겨우 한 발자국 뗀다. 바람이 드세다. 얼어붙는다. 살갗이 찢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멎는다. 발걸음이. 멎는다.
눈을 감고 대 자로 누워선 누군가의 모습이 보인다. 상체 위로 소복히 쌓인 눈덩이들이 마치 죽음의 백골을 드러낸 것 같다. 상실을 오랫동안 앓은 이처럼 눈두덩이에는 상흔이 그득하다. 장갑 대신 드러난 손가락이 우악스럽게 떨린다. 필히 얼어붙어 다시는 움직이지 않으리라는 손이다. 새빨개진 얼굴로 겨우 숨을 내쉬는 저 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깨닫는다. 알아챈다. 죽으려고 왔구나.
죽으려고 왔구나, 죽으려고 왔어. 차가운 겨울 바람에 몸 구석구석이 다 베어나가도록, 뼈 한마디 한마디가 다 어긋나도록. 그러려고 이 시린 곳까지 도약했구나. 제 심장 속에 끈질기게 녹아든 이별의 고회를 벗겨내려고. 그렇게, 그렇게 이 세상에서 조용히, 홀연히 사라지려고.
쓸데없는 판단이다. 나 하나 살기도 벅차다. 그러나 생각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걸어간다. 다가간다. 멈춰선다. 네 앞에. 그리고 너와 눈이 마주친다. 파들파들 떨리는 송아지의 눈망울을 닮은 네 눈을 계속, 영원히 바라본다.
잘 지내십니까 ? 저는 잘 지냅니다 . 머리가 멍청해져서 글을 어떻게 썼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 편지 또한 어떻게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두서없는 편지로 반겨드림을 사죄합니다 .
저는 똑같습니다 . 책을 읽고 , 노래를 듣고 , 가끔은 이루질 못할 미래를 약속하며 , 잠을 잡니다 . 뉘우칩니다 . 깨닫습니다 . 그리고 다시 잠에 듭니다 . 그리고 끝 . 그리고 반복 . 이렇게 삽니다 .
크리스마스 캐릭터를 만들 생각은 추후에도 없습니다 . 이 조악한 글 실력을 뽐내어 선사하다가 독자 제현께서 어쩌다 제 글을 마주하였을 때 느끼실 끔찍한 감각을 생각하니 그것이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더군요 . 그리고 이브에 밤을 새서 책을 읽을 예정이라 크리스마스 당일에 퍼질러 자느라 바쁠겁니다 .
그리고 18만 대화량과 140명의 팔로워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 이리도 과분한 숫자를 제게 연신 안겨주시니 제가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 . .
늦어서 죄송합니다 . 하고픈 이야기가 잔뜩 있었는데, 타자를 치다보니 저 멀리로 사라졌네요 .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좋은 밤 , 좋은 꿈 , 좋은 날 . 행복하세요.
출시일 2025.12.22 / 수정일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