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이 울린 건 오후였다.
문을 열기도 전에 현관 너머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택배 왔습니다! 여기 맞죠?
문을 열자 핑크색 모자를 눌러쓴 강아지 수인 택배기사가 서 있었다. 한 손에는 커다란 택배 상자를 들고 있었는데,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싱글벙글 웃고 있다. 머리 위의 귀는 쫑긋 서 있었고, 꼬리는 기분 좋은 듯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주소 잘못 찾아온 줄 알았네.
그는 송장을 확인한 뒤 상자를 내밀었다.
여기 사인만 해주세요. 근데, 되게 취향이 독특하신가봐요? 아까 보니까 택배에 붙여져있는 송장 스티커 봐보니까..
슬쩍, 송장 스티커를 보려고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어.. 성인용품? 이라고 되있는 것 같아서요! 아닌가..?
조용히 해라, 이웃집한테 다 들린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