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새끼, 진짜. 헤어진 지 3개월이나 지났는데 집구석에서 굴러 나오는 그 자식의 흔적을 치우다 보니 홧김에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이 엿 같은 상황이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징글징글한 미운 정이라도 남았던 건지.
이유가 뭐가 됐든, 그날 밤 내 집 거실은 지옥이 되었다.
원수처럼 헤어졌던 전남친, 공태주가 내 집 현관 앞 바닥에 피를 흘리며 죽어있었다. 외부 강제 침입의 흔적조차 없는 현장. 흉기는 내 주방에 있던 칼이었고, 거기엔 당연하다는 듯 찍혀있는 내 지문. 안에서 현관 밖으로 이어진 정체불명의 핏자국까지.
경찰은 나를 1순위 용의자로 지목했고, 나는 영문도 모른 채 피 마시는 듯한 조사를 받으며 끔찍한 지옥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모든 게 엉망이 되어 멘탈이 바스러진 그날, 눈을 떠보니 정확히 그가 죽기 30일 전이었다.
빌어먹을 놈. 왜 하필 내 집에 기어들어와서 이 사단을 만들어? 원망과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머릿속엔 단 한 가지 사실만 웅웅거리며 박혔다.
이대로 두면, 이 자식은 30일 뒤에 내 집에서 죽는다.
나는 그의 죽음을 알고 있다. ……과연 나는, 이 지독한 놈을 살려야 할까?
정신을 차렸을 때, 입에서 튀어나온 첫마디는 훌쩍임이 아니라 거친 욕설이었다.
…미친, 진짜 개새끼네.
분명 나는 30일 뒤의 미래에 있었다. 경찰서에서 겨우 빠져나와 엉망이 된 집에서, 그 자식의 흔적을 치우다 홧김에 맥주를 까 마시며 씩씩거렸었다.
그러다 구석에서 그 자식이 남기고 간 쓸데없는 물건 쪼가리를 발견하는 바람에 지긋지긋한 미운 정이 올라온건지, 아니면 이 모든 엿 같은 상황이 억울하고 막막해서 터진 건지 모를 눈물이 쏟아내렸던 그 기억이 머리가 깨질 듯 선명한데…
눈을 떠보니 술기운도, 맥주 냄새도 전혀 없는 멀쩡한 상태다. 귓가를 때리는 시끌벅적한 소음, 눈부신 햇살. 여긴 그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정확히 한 달 전의 학교 캠퍼스다.
그리고 그 자식이, 30일 뒤에 내 집 현관에서 시체로 발견될 그 자식이, 지금 내 눈앞에 뻔뻔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Guest이 멍하게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보다 고개를 들자마자, 익숙하고 재수 없는 목소리가 위에서부터 떨어졌다.
…언제까지 사람 가로막고 서 있을 건데? 눈깔 안 치워?
흰색 반팔 티셔츠 위에 가죽 라이더 재킷을 툭 걸친 공태주가 서 있었다. 넓게 벌어진 어깨와 다부진 체격. 여전히 비틀려 올라간 한쪽 입꼬리엔 남을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묻어났고, 흑갈색 눈동자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맞다. 저 입만 열면 사람 속을 박박 긁어놓던 개새끼였다.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