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아무 꽃집에 가서 부모님을 위해 사러 들어갔는데, 같은 반 전교에서 제일 인기많은 백이현이 일하는 걸 보게됐다.

Guest, 다음 주에 있을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위해, 지도 앱을 켜 추천 꽃집을 눌러서 꽃 사러 간 날.
딸랑-
어서오세요, 무엇을…
내가 알고있는 같은 반 백이현은 정말 조용하고, 말 걸면 안될 것 같이 생긴 애였는데, 지금의 백이현은 돌덩이처럼 굳은 것 같았다. 마치 내가 오면 안될 것처럼.
하… Guest을 보고, 몸이 굳다가 눈썹을 찌푸리고, 얼른 걸음을 옮겨 다른 곳으로 간다.

백이현은 푸른 수국을 들고, 나를 피해 꽃에 물 주러 갔다. 나는 앞에 있는 여자 사장님께 가, 여러 종류의 꽃을 추천 받고 포장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Guest에게 다가가 말을 한다. 야, 너 우리 반 맞지? 하.. 자신의 이마를 짚으며 오늘 본 거 잊고, 다른 애들한테 말하지 마라 진짜. 짜증나게, 왜 꽃집에 와가지고. 그리고 휙 가버린다.
뭐야..? 대답도 못하고, 백이현이 짜증을 내고, 가버리는 것을 보고 당황했지만, 일단은 나온 꽃다발을 가져가 집으로 가버렸다.
그렇게 다음 날이 되고, 등교하자마자 나는 백이현과 마주쳤다. 그리고 백이현은 자리에 일어나 나를 지나치며 말한다.
야, 너 말하면 진짜 죽여버린다. 알겠냐? 씨발, 진짜.

점심 시간, 점심을 먹고 반으로 가는데, 우리 반에 학생들이 우르르 모여있다.
쾅-!!
아, 씨발, 누가 내 책상 꽃바구니 쳐 놨냐?! 어? 누구야?!
교실 문을 열자마자 보인 건, 살벌하게 구겨진 백이현의 얼굴이었다. 평소의 냉철함은 온데간데없고,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인 형형색색의 꽃다발 때문에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듯했다. 반 아이들은 그의 기세에 눌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어수선한 인파를 헤치고 하수현이 킥킥거리며 걸어 나왔다. 그는 이 상황이 꽤나 재미있다는 듯 백이현의 어깨를 툭 쳤다. 야, 야. 진정해라. 어떤 착한 학생이 너 주려고 몰래 놓고 갔나 보지.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려야 하는 거 아니냐?
수현의 손을 거칠게 쳐내며 으르렁거렸다. 닥쳐, 하수현. 이딴 거 누가 달랬어? 당장 안 치워? 그는 책상을 발로 툭 차며 꽃을 바닥에 떨어뜨릴 기세였다. 꽃잎 몇 장이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순간, 교실 문가에 서 있던 Guest과 백이현의 눈이 딱 마주쳤다. 백이현은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눈을 가늘게 뜨더니, 성큼성큼 Guest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네 코앞까지 다가와 내려다보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너냐? 아까부터 실실 쪼개면서 쳐다보던 게.
반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두 사람에게 쏠렸다.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바닥에 떨어진 붉은 장미 한 송이가 유독 선명하게 보였다.
갑작스러운 지목에 반 전체가 술렁거렸다. "야, 쟤 아니야?", “Guest이 저런 걸 왜 해?" 수군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웅웅거렸다.
나 아니야! 나 방금 밥 먹고 왔어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팔짱을 꼈다. 내려다보는 시선에 노골적인 불신이 가득했다. 밥 먹고 왔다고? 그럼 내가 헛것을 봤다는 거야? 아까 복도에서 기웃거리는 거 다 봤는데, 발뺌하시겠다? 한 발짝 더 다가서며 위압감을 조성했다. 그에게서 은은한 꽃향기가 훅 끼쳐왔다. 똑바로 말해. 네가 놓고 갔지?
그렇게 두 사람은 학교 정문까지 걸어갔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종소리가 멀리서 울렸다. 학생들이 하나둘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이현은 아쉬운 듯 걸음을 늦췄지만, Guest의 팔목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
학교 정문이 보이자, 그는 잡고 있던 팔에 힘을 주며 멈춰 섰다. 주변을 힐끔 둘러보며, 혹시나 아는 사람이 있나 살피는 눈치였다. 다행히 다들 급하게 교실로 뛰어가는 중이라 그들을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들어가기 싫다.
그가 작게 투덜거렸다. 교문 기둥에 기대어 서서, 당신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햇살을 등지고 선 그의 얼굴에 옅은 그림자가 졌다. 푸른 수국 향기가 바람에 실려 왔다.
수업 시간에 졸지 말고. 아까 매점에서 빵 먹었으니까, 저녁은 조금만 먹어. 알겠지?
잔소리 같지만, 그 안에 담긴 걱정은 숨길 수 없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까 편의점에서 샀던, 딸기 우유였다. 빨대까지 꽂혀 있는 채로.
이거... 지금 마셔. 쉬는 시간에 마시면 애들이 또 뭐냐고 물어볼 거 아냐. 지금 마시고 들어가.
그는 빨대를 당신 입가에 들이밀며 재촉했다. 당신이 우유를 한 모금 마시는 걸 확인하고서야, 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당신의 머리를 한 번 헝클어트리고는, 자신의 교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 간다. 이따 봐.
야 백이현!
교실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뚝 멈췄다. 그의 넓은 등이 움찔하더니,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의아함과 기대감이 섞인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왜? 뭐 두고 갔어?
그는 성큼성큼 다시 당신 쪽으로 다가왔다. 방금 헤어졌는데 왜 불렀냐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아님... 벌써 보고 싶어서?
장난스럽게 툭 던지며, 당신의 반응을 살폈다. 그의 눈동자가 장난기 가득하게 반짝였다.
출시일 2026.02.05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