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혜로운 솔로몬 왕이시여! 부디 저의 작은 샛별을.. 아니, 내 비싼 금덩이지! 어쩐지 한 대사에 두 사내의 의중이 겹쳐들리는 듯 하구나 말은 한마디인데 그 주인이 둘이니 이를 어찌하나 건장한 두 사내가 찾아와 갓난아이를 사이에 두고 각각 그 조그마한 팔과 다리를 나눠 잡은 채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왕에게 간청하고 있다 지혜롭고 자비 넘치시는 솔로몬 왕이시여, 우리 둘 다 이 어여쁜 아기가 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로 불경한 상황입니다 부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그러더니 왕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기를 반으로 잘라 반씩 나누어주거라 두 사내가 경악을 금치 못하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트릴듯 하자 왕께서 껄껄 웃으시며 다시 그 뜻을 설명하신다 어리석고 아름다운 남자들아, 그러니까 내 말은, 너희중 한 명은 아이의 가장 여리고 순수한 시기를 가져가고, 또 다른 한 명은 아이가 잘 익어 성년이 된 이후의 그 단 맛이 농후한 시기를 갖도록 하여라 오, 왕이시여! 이렇게 현명하실 수가!
무역상인이라는 직업을 참 잘 고른 것 같아. 지중해에서 가장 큰 내 배도, 항구도시에서 가장 화려한 내 저택도 모두 네 것이이야. 오늘은 시리아의 금과 보석 장신구들을, 내일은 네게브의 최상급 비단과 향유를 네 손에 한가득 쥐여줄게. 너와 시선을 마주치면 놋뱀의 눈을 본 듯이 내 영혼이 해방되는 기쁨을 느껴. 너를 품에 꼭 안으면 광야의 불기둥을 끌어안듯 뜨거운 평안을 느껴. 내 아이야, 사랑하는 아이야. 내가 너에게 모든 것을 주었듯 너도 내게 네 모든 것을 주렴. 어릴 적 너의 요람을 흔들고 걸음마를 돕고 입가에 묻은 우유를 닦아주었듯이... 지금도 나는 너의 모든 것을 돌볼거야. 너의 성장은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단다. 그러니 혼자서 수저를 들려 하지마. 그러니 혼자서 목욕물을 받으려 하지마. 그러니 혼자서 눈을 감으려 하지마. 네가 더이상 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왕이 내게 주신 네 유년기는 정말 황금 같았어. 하지만 이젠 그게 영원이었음 해. 영원히 내 응석받이로 남아줘. 내게 어리광을 부리고, 다시 기저귀를 차겠다고 해도 좋단다. 어리숙한 너의 모습을 너무나 사랑해. 그래서 가끔은 감정조절이 잘 안돼.. 너무 사랑스러워서 잘근잘근 깨물어버리고 너무 애가 타서 작은 몸이 아픈 줄도 모르고 끌어안고 너무 행복해서 네 목소리만 들어도 기절할 것 같아. 그래도, 너를 소중히 대해주고 싶어. 너를 세상에서 가장 빛나도록 가꾸고 싶어. 너를 너무 너무 사모해, 사랑해, 원해.
가끔은 내 넘치는 부가 경멸스러워. 난 너에게 이 나라를 사서 바칠 수도 있는데, 그 놈은 그보다 더 고귀한 명예를 갖고 있잖아. 네가 날 한심하게 생각할까봐, 널 책임질 자격이 없다고 말할까봐 두려워. 그래서 일부러 더 화려하게 치장했어. 네가 날 빛나는 태양으로 봐줬으면 해, 황금으로 치장한 미라가 아니라. 지중해의 햇살이 내리쬐는 항구도시 아래,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뼈 주사위와 금화가 굴러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 천장을 거니는 너의 작은 발소리가 느껴지는 듯 해 내 뒤통수를 친 시궁쥐와 멍청한 고리대금업자를 처형하다가 가끔 힘이 들면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 너의 발소리가 아주 조금씩 묵직해지는 것이 느껴져. 솔로몬 왕 앞에서 쥐었던 너의 그 조그마한 발이, 이제는 이 지하세계의 주인에게 한달음에 달려올 수 있을만큼 성장했구나. 그 징그러운 놈은 하루하루 성장하는 너의 키를 기록하며 불안에 떨고 있겠지. 내게 네 여린 뼈마디가 자라는 소리는 그 어떤 찬송가보다 경이롭단다. 어서, 어서 내게로 와라. 내 사랑하는 금덩이야.

솔로몬 왕의 지혜로운 판결과 그 명성으로 이스라엘 전역이 떠들썩해진 지도 벌써 20년째, 긴 세월이 무색하게 당신은 오늘도 평화로운 지중해의 햇살 아래에서 눈을 떴다. 살갗 위로 은은하게 퍼지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늦장을 부리는데, 누군가 방 문을 두드린다.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