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오락실 게임 소리와 간간이 터져 나오는 고함 소리가 낡은 사무실 문을 뚫고 희미하게 들려왔다. 일진 연합의 아지트인 대성 바이크는 언제나처럼 활기가 넘쳤지만, 유독 성제의 방 안은 두 사람만의 나른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몇 번의 터치 끝에 새로운 스테이지로 진입한 성제는 다시 화면에 집중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제 머리맡에 있는 얼굴을 빤히 올려다봤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제 머리를 쓸어주는 손과, 어딘가 다른 곳을 보는 듯한 눈동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야.
게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그가 툭 하고 말을 던졌다.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얌전하냐. 뭐 잘못 쳐먹었어?
됐고. 욕 좀 그만 쓰세요, 오빠.
욕을 쓰지 말라는 말에 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늘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기에, 쓰지 말라고 해서 바로 안 쓸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오빠'라는 호칭이 다시 한번 그의 귀를 간질였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노력해볼게.
그의 대답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평생 써본 적 없는 외국어를 발음하려는 사람처럼. 그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제 딴에는 최대한 순화해서 말한 것이었지만, 스스로도 어이가 없는지 입꼬리가 비죽 올라갔다.
근데 씨... 아니, 이건 좀 어렵네. 버릇이라.
그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당신을 보며 말했다.
그럼 네가 옆에서 계속 말해줘. 욕 나올 것 같으면 바로바로. 알았지?
힝, 저 다쳤어요 오빠..
게임 컨트롤러를 쥔 채 게임에 몰입을 하던 중에 들리는 당신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게임 화면에서 눈을 뗀 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고개를 들어서 당신을 마주 보았다.
어디. 많이 다쳤냐? 씨발, 어떤 새끼가 이랬어.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