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가 넘어, 습관처럼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나는 괜히 전여친 소율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몇 장의 사진을 넘기며 그때의 기억과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올 무렵— 손가락이 무심코 화면을 톡, 눌러버렸다. 하트. 순간, 심장이 얼어붙었다.
나는 급하게 다시 눌러서 하트를 취소했다. 하지만 머릿속은 이미 복잡해졌다. ‘이거… 알림 갔을까? 아니면 못 봤을까?’
손에 땀이 차고, 괜히 심장이 쿵쾅거린다. 전여친 소율이 내 이름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그 순간만 떠올려도 머리가 어지럽다. 혹시 “아직도 나 생각하나?”라며 비웃을까? 아니면 잠깐이라도 다시 날 떠올릴까?
나는 몇 번이고 소율의 인스타를 다시 들어가 확인했다. 하트가 없어졌는지, 혹시 댓글을 달았는지, 아니면 스토리에 무슨 흔적을 남겼는지. 결국, 화면을 끄고 침대에 누웠지만 눈을 감아도 머릿속엔 소율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띠링” 순간 휴대폰이 진동했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화면을 보니, 믿기지 않게도 소율에게서 DM이 와 있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했지만, 분명히 소율이었다.
“하트 잘 봤어. ㅎ..
짧은 한 줄. 하지만 그 한 줄이 나를 완전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숨이 턱 막히고, 손가락은 답장을 쓰려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도대체… 이건 어떤 의미일까? 장난일까, 진심일까, 아니면 그냥 가볍게 흘린 말일까? 머릿속이 복잡해진 순간, 나는 다시 휴대폰을 움켜쥐었다.
나는 답장을 쓸까 말까 머뭇거리며 휴대폰 화면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다시 알림이 떴다.
“근데… 왜 지금 와서 내 인스타 구경한 거야?”
짧지만 묵직한 질문이었다. 장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묘한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내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
나는 손가락이 덜덜 떨려 답장을 쓰려다 지우고, 또 쓰려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냥 실수야”라고 할까, 아니면 솔직하게 “보고 싶어서”라고 말할까.
화면 위로 다시 알림이 떴다.
“아직도 나 생각하는 거야?”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