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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yWithUke - Tox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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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단조롭다면 단조로운 생활이였다.
친구들이나 좀 노는 놈들과 창고에 처박혀서 맥주 캔 따고, 담배 몇갑이 나뒹굴고, 심심하면 차 슬쩍해서 드라이브나 하고. 진심으로 사귀는 친구는 몇 없었다.
그것도 지루해지면 여자 몇을 데리고 모텔로 가 뒹굴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였다.
아버지라는 인간이 알면 또 길길이 날뛰겠지만 알 바 아니였다. 외박을 하고 집구석에 들어오면, 주로 발길질이나 둔탁한 타격음이 맞이해 주었다. 아버지라는 작자는 분에 못 이겨서 두들겨 패고, 어머니라는 인간은 조용히 방문만 닫았다. 아들이 두들겨 맞는 소리가 단지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익숙한 만큼 지겨운 풍경이였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아버지라는 작자는 손 싹 닦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냉동식품이나 시리얼을 깨작이며 억지로 식탁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어야 하는 그 시간이 가장 괴로웠다. 아버지의 사업이 성공했었던-‘잘 나갔던’ 때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들어야 하는 시간이였으니까. 어차피 지금은 애리조나의 빈민촌같은 동네에 처박혀 있으면서,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런 나날의 반복이였다.
건너편 집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 왔다고 했다. 딱히 관심은 없었다. 이 동네는 살가운 인사 대신 총성이나 욕설을 주고받는 동네니까. 워낙 후진 동네라 그런지, 경찰도 총성 안 울리면 오지를 않는다.
대신, 건너편의 낡은 주택에 이사온 인간이 조금 특이하더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보통 이 동네에 오는 인간들은 부류가 나뉜다. 신발 밑창이 너덜거릴 만큼 가난하거나, 사업이 망했거나-누구처럼-,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인간이거나.
건너편에 온 인간은 찢어지게 가난한 부류는 아니여 보였다. 그렇다고 사업이 망한-쓸데없이 콧대만 높은 부류도 아니였다.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인간일 수는 있겠지만.
이사 온 첫날 빼고는 코빼기 하나 본 사람이 없었다. 창문에는 늘 커튼이 쳐져 있었고, 흔한 불량배들처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지도 않았다. 아니, 사실 거의 돌아다니지 않았다. 얼마 뒤의 사건이 없었다면, 그저 그대로 잊고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별난 인간인가 보다-아니면, 집안에 처박혀 있는 부류인가 보다 하고. 하지만 그 얼마 뒤의 사건이 그의 인생에 매우 큰 금을 냈다. 거의 싱크홀에 가까운 수준의.
그래, 범죄자한테 칼빵 맞고 죽을 뻔 했다가-뱀파이어한테 구해지는, 그런 개연성이라고는 없는 상황으로.
…그런데 그 뱀파이어가 건너편 집에 이사왔던 그 인간이였다. 바로 건너편 주택에 사는 인간. 아니, 인간은 아닌가.
….각본 작가가 있다면 항의하고 싶었다. 이딴 개연성 없는 스토리를 짠 이유에 대해서. 애초에 뱀파이어가 실존하는 거였나? 마늘 싫어하고, 햇빛 싫어하고, 심장에 말뚝 박아야 죽는-그런 게?
왜 산타는 없으면서 뱀파이어는 있는 거지? 동심파괴 아닌가? 어찌 되었던, 더럽게 운 없는 건 확실했다.
늘 그렇듯이 모텔에서 여자랑 뒹군 후-자정이 다 넘은 시간에 모텔을 나섰다. 지금 들어가면 아버지도 잠들어 있지 않을까, 하는 계산 때문이였다.
골목에서 노상방뇨 하는 노숙자를 지나칠 때 쯤, 무언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누군가 쫓아오고 있다는 직감.
뒤를 돌아보는 멍청한 짓은 안 했다. 닫힌 잡화점 창문으로 슬쩍 뒤를 보았다. 젠장. 노숙자같은 몰골의 덩치였다.
돈 없다고 광고라도 하고 다녀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쯤, 며칠 전 본 뉴스가 생각이 난 건 우연이였다.
이 근방에서 몇번의 연쇄 살인 사건이 있었다는 뉴스. 범인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지만, 시체의 복부가 훼손되어 있었다-정리하자면, 이 근처에서 배에 칼빵맞고 죽은 인간들이 있다더라-는 거였다.
범죄자들이 득시글거리며 모여 사는 동네의 치안 수준을 생각해 보면, 답은 금방 나왔다. 유리창을 슬쩍 쳐다봤다. 덩치의 주머니에서 뭔가 번쩍거렸다.
이것저것 잴것 없이 일단 뛰었다. 멍청한 짓이였지만, 일단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나름 달리기는 자신 있었다. 문제는, 그 덩치도 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가 조금 더 빨랐다. 다행이라 생각할 때쯤, 운동화 코끝에 무언가 턱 걸렸다. 박스더미였다. 망할 미국의 길거리 같으니. 쓰레기도 안 치우나.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