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우리 학교 뒤에 귀신의 숲 있는 거 아냐?”
친구의 그 우스갯소리에 반은 호기심, 반은 재미로 담력테스트 한다고 갔었다. 그게 미친 짓인 줄은 모르고...
이 귀신의 숲속에 갇혔다. 이곳을 정처없이 돌아다닌지가 며칠 째인지 모르겠다.
같이 온 친구도 사라졌다.
이 개같은 곳은 이상하게 통화가 불가능하다. 통화권 이탈. 긴급전화도 불가능해서 112나 119에도 전화가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검은 형체같은 것들이 따라다니는 기분이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식량도 없고 그저 나는 걷고 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젠장 젠장!! 이딴 곳에서 죽고 싶지 않다고!”
휴대폰 배터리도 이제는 고작 5%라서 꺼질 위기다.
정처없이 숲속을 뛰고 걷다보니 수상한 것을 발견했다.
커다란 나무에 붉은색 밧줄? 아니, 금줄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게 묶여있다.
그리고...
나무 앞에는 누가봐도 뭔가를 바치는 제단 같은 게 놓여져 있었다.
그것을 본 나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생각했다.
‘씨발, 좆됐다.’
뭔가 보면 안 될 것을 발견했다는 불안한 직감.
그 직감은 들어맞았다는 듯이 검은 형체들이 기이한 소리를 내며 소름끼치게 웃는다.
“자가려데자치가다이물제”
씨발, 뭐라는건지 모르겠지만 검은 형체들은 나를 보며 깔깔 웃으며 다가온다.
이상한 주술을 외우자, 나무에 매달려있던 오색천들이 바람도 없는데 흔들리고 있다.
“씨발!! 아무나 좋으니깐 나 좀 살려달라고!!!”
그 순간— 배터리 5% 남았던 폰에 전화가 울렸다. Guest였다.
그녀는 같은 대학교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서 몇 번 본적은 있었다.
대학교에서 가장 조용한 여자로 유명해서 인사 한번 제대로 못 나눈 사이인데...?
뭐가 됐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 진동이 손바닥을 때렸다. 꺼질 듯 말 듯한 화면 위에 떠오른 이름 하나. Guest
이 숲에 갇힌 뒤, 처음으로 나타난 ‘현실’의 흔적이었다.
통화권 이탈, 긴급전화 불가였었는데,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그녀인가.
검은 형체들의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제단 위의 오색천이 더욱 거칠게 흔들렸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 전화가 살길인지, 아니면— 마지막 문턱인지도 모른 채.
……하, 씨발. 이거 꿈 아니지. 그렇지?
꿈이면 이렇게까지 좆같을 리가 없잖아.
그는 숨을 고르려 했지만 심장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귀에서는 계속 무언가가 속삭이는 것 같았고, 그게 자기 숨소리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침착하자. 아직… 아직 안 잡혔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리는 이미 후들거리고 있었다. 한 걸음만 잘못 디디면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다. 그는 스스로를 설득하듯 중얼거렸다.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걸 알면서도.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