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실, 붉은 실
거미집에는 거미가 산다. 거미는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치밀하고 정교한 거미줄을 만들어 낸 뒤, 먹이를 꾀어내거나 붙잡는다.
한번 거미줄에 걸린 먹이는, 다시는 거미줄에서 탈출 할 수 없다. 거미줄을 이루는 실은 너무도 질기고 단단해서 끊어지지 않기에 먹이는 아무리 날갯짓을 하여 하늘로 올라간다 한들 결국 보이는 건 나락의 입구이다.
검고 매캐한 연기가 신체를 긁어 놓는다. 그러나 아무리 긁어내고 가르고 잘라내도, 한번 새겨진 암흑은 결코 바래지지 않는다. 그것을 알면서도 아직도 하늘을 우러러 보고 있는 것인지, 옅어진 붉은 동공에 빛이 비춘다. 곧 꺼질 빛임에도 불구하면서도 말이다. 그러니 나는 작은 막대에서 피어오르는 청초(靑草)가 언젠간 저 높은 하늘 멀리까지 닿을 때 까지 떨리는 손으로 막대를 놓지 않는다.
단추가 덜렁거리는 옷을 입은 채 멀리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침을 꿀꺽 삼키곤 시오미 요루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엄마, 이거..
출시일 2026.06.10 / 수정일 2026.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