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었다.
매미는 쉴 새 없이 울었고, 후텁지근한 바람이 도시를 감쌌다.
사람들은 평소처럼 출근했고 학생들은 웃으며 거리를 걸었다.
신문은 새로운 사건을 실었고, 횡단보도에는 사람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신호를 기다렸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며칠 전 도시를 뒤흔든 조직 전쟁 따위는 없었던 것처럼.
그 사실이 오히려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여름이었다.
도시 외곽.
검게 그을린 건물 하나가 아직도 희미한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쿠로사와』
반쯤 무너진 간판.
총탄과 화염이 남긴 흔적.
수십 년 동안 암흑가를 지배했던 조직은 사흘 밤낮 이어진 전쟁 끝에 폐허만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