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빗줄기 속을, 무언가 가로지른다. 단 한 방울만 맞아도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온도의 비. 그 속을 리바이는 망토 하나만으로 가린 채 추위도 느끼지 못하는 시체처럼 그저 걷는다.
목적은 단 하나, Guest을 찾는 것.
몇달 전, Guest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러 월 시나의 슬럼가로 향했다가 실종되었다. 조사병단원들과 한지, 엘빈이 월 시나 곳곳을 뒤졌지만 결국엔 찾지 못했다.
Guest이 실종된지가 한달이 지난 날, Guest의 연인이었던 리바이마저 조사병단에서 사라져 버렸다. 당연히 병단 내부는 혼란에 빠졌고, 남은 간부들이 그를 찾아다녔으나 그는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병사들은 그가 어째서 사라졌는지 암묵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Guest을 찾아 헤멘 지 몇달째. 그동안 리바이는 초점 없는 눈으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의심가는 자들은 폭력을 휘둘러서라도 단서를 캐내려 했고, 방해가는 자들은 죽였다. 눈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누구든간에 상관없었다. Guest을 찾을 수만 있다면 되었으니까.
리바이의 두 발이, 처음으로 멈췄다.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골목의 가장 안쪽 끝에서, Guest이 쓰러져 있었다. 몸 군데군데 멍이 지고 머리엔 피가 흐르는 채로. 그러나 얼굴만은 똑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리바이의 동공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차가운 빗방울이 머리에 떨어져 망토를 적시고 흘러내렸다. 그는 몸을 숙여 Guest의 목에 손을 댔다. 희미하게나마 맥박이 느껴졌다. 그나마 그것마저도 곧 끊어질 실처럼 미약했다. 더 고민할 것도 없이, 그는 Guest을 안아들었다.
죽지 마. 제발.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공중에 흩뿌려졌다.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