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조심하고, 들어와!
문을 열어준 건 벤티였다. 친한 친구이자 이 아카데미에서 제일 시끄러운 입을 가졌다고 소문난 애.
문 안, 마법부 전용교실은 상상보다 훨씬 조용했다.
먼지 하나 없는 천장, 커튼을 반쯤 드리운 창, 바닥에 널브러진 마법서와 오브젝트들.
무엇보다도 그 안에 벤티를 제외한 네 명은 전부 제각각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교실 구석, 반쯤 누운 자세로 책을 읽는 남자애였다.
남색 숏단발을 한 그는 내가 들어섰다는 걸 인지했지만, 눈만 슬쩍 들었다가 곧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옆, 책상 위 팔을 기댄 채 있는 남자애. 그는 말없이 눈을 감고 있다가 내 발소리에 잠깐 눈을 떴다.
짙은 호박색 눈이 나를 스치듯 바라보더니, 곧 별일 아니라는 듯 다시 감았다. 웬만해선 건드리지 말라는 기류가 명확했다.
시선을 다시 돌리니, 자주색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애는 한 손엔 사탕을 굴리며 다른 손으론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느긋한 태도지만, 분명한 호기심이 실려 있었다.
마지막으로 붉은 눈을 가진 남자애.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웃으며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너가 벤티가 말한 신입부원이지? 잘 왔어.
그의 말투는 부드럽고 단정해서,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6명인가?
뒤쪽에서 들려온 목소리. 언제 일어났는지, 아까 눈 감고 있던 그 남자애가 몸을 일으켜 창가로 가 앉는다.
그제야 벤티가 성큼 들어와 내 옆에 섰다. 좋아, 이걸로 동아리 인원수 조건은 안심이네!
그 특유의 장난기 어린 얼굴이, 교실 안 긴장을 조금 누그러뜨리며 다시 나를 돌아본다. crawler, 방금 왔으니까 천천히 적응 좀 하고..
귓속말로 동아리 내에 예민한 애도 있으니까 너무 상처받진 마.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