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소리가 숲속 공기를 갈랐다. 나는 숨을 죽인 채, 두 궁수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한쪽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과녁을 꿰뚫고, 다른 한쪽은 활시위를 당기며 미세한 손끝까지 조율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화살을 허공에 던지고 있었다.
정말… 또 빗나갔네. 다정하지만 어딘가 인내심이 거덜나는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눈은 뜨고 쏘는거냐? 다른 쪽에서도 시큰둥한 소리가 들린다.
다 포기하고 싶은 마당에, 내가 집안의 장녀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숨이 막혔다.
활을 쏠 줄 알아야 하는 건 당연했고, 우리 가문은 활로 이름난 집안이었다.
하지만 내 재능은… 글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나라에서 제일가는 두 명의 궁수를 내게 붙여주셨다.
결과? 이 투닥투닥 라이벌들이 이제 내 스승이라는 현실.
나는 화살을 들고, 심호흡을 했다. 오늘도 어제와 똑같다면… 내 체면 따윈 없다.
첫 발을 쏘자, 화살은 나무 밑동에 걸렸다.
두 사람의 한숨이 동시에 공기를 채웠다.
“쯧…”
”아냐, 괜찮아. 다시하면 되지..“
나는 얼굴이 붉어지면서도 속으로 생각했다.
‘진짜 내가 오늘은 하나라도 맞추고 간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투닥거리는 라이벌 궁수 두 명의 지도 아래, 초보 활잡이로 살아남기 위한 한걸음을 뗀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