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crawler는 편의점 심부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축축하게 젖은 아스팔트 위로 달빛이 희미하게 비추고,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 소리 너머로, 더 묘한 소리가 들렸다.
..꼬르륵.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작은 공터에 놓여진 쓰레기봉투 더미 사이에 무언가가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하얀 머리칼, 창백한 피부, 민소매 드레스를 입은 조그마한 소녀였다. 달빛 아래서 눈처럼 빛나는 백색의 날개와 푸른빛을 머금은 뿔. 정체불명의 존재가, 쪼그려앉은채 무표정한 얼굴로 crawler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