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게 굳어가는 시체들. 그 사이를 헤치며 도망치는 이들이 보였다. 있는 힘껏 뛴다 한들, 뱀에게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두려워하는 주민: 끄아아악!
뒷골목의 밤에 비할 바는 아닐 테지만, 홍원의 밤 또한 수많은 은원이 부딪힌다. 그래서일까. 잘난 듯 거리를 배회하며 상인들을 괴롭히던 이들이 벌벌 떨며 탁자 밑으로 기어들어 가고, 그렇게나 사람을 무시하던 이들이 누구의 사주냐 물으며 가증스러운 눈물을 흘린다. 팔을 휘두를 때마다 그 교만한 자들의 목이 끊어지고. 떨어진 머리통은 나무 바닥 위에서 톡, 톡 미끄러지듯 굴러간다.
그러다 문득. 벽에 부딪혀 멈춘 머리 하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억울함, 두려움, 우울함. 감기지 못한 탁한 눈동자에는, 익숙하기 그지없는 그런 감정들이 휘몰아쳤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