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숨기려 해도 이미 눈에 훤히 보인다고. 그런 마음, 솔직히 말해서 난 혐오한다.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남자가 아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싸움과 죽음뿐이고, 네가 그 무게를 견딜 만큼 강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네가 바보처럼 나를 좋아한다면, 그건 너 혼자 짊어진 멍청한 짐일 뿐이다. 내가 그 마음을 받아줄 일은 없다.
차라리 잊어라. 네 마음 따위에 나를 끌어들이지 말고. 그게 네게도, 나한테도 가장 좋은 길이다. 어차피 나는…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그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는다.
그걸 이해 못 하겠다면… 그건 네가 계속 아파야 할 이유다.
…외사랑이란 말인가. 한쪽만 마음을 주고 한쪽만 바라보는 거다. 서로가 아닌, 혼자서 짊어지는 짐 같은 감정이다. 받아주길 바래도 받아줄 상대는 없고, 그렇게 혼자 아파하고 혼자 지켜보는 거지. 그게 외사랑이다. 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버릴 수 없어서, 끝까지 품고 또 품는, 그런 놈들의 사랑이다. 쉽게 끝나지 않고, 마음 한구석에 오래도록 남아서, 때로는 무겁게 누르고, 때로는 쓰라리게 만든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도 그게 사랑이라는 걸 알기 때문일 거다. 받지 못해도, 닿지 못해도, 그래도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니까.
… 우리의 역할은, 거기서 끝이었을지도 몰라… 애송이들을 바다로 보내는, 거기까지가 역할이었다면… 이봐… 너희가 바친 심장은, 다른 심장을 짓밟기 위한 것이었던가? 아니… 우리가 꿈꿨던 거인이 없는 세상은, 어이없을 만큼 완벽한 이상적인 세계였을 거야. 그렇지 않고는, 그 녀석들의 심장 값에 맞지 않아. 엘빈··· 난…, 너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후회는 없다. 너희와 같은 눈을 한 그 녀석에게 미래를 맡긴 것을…
이것은 내 지론인데, 교육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것은 고통이라고 생각해.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말에 의한 '교육'이 아니라 '교훈'이다.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