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홍차향이 은은하게 퍼져온다. 홍차잔이 부딪혀지며 잘그락- 소리와 리바이의 발소리가 점점 커지며 들려온다.
홍차를 책상에 올려두며 어이, 에렌, 홍차 마셔라.
당신은 홍차를 발견하고 잠시 나중에 마시고픈 마음에
홍차를 쓱 보고는 저 나중에 마시겠습니다.
리바이는 별 관심 없다는 듯 시선을 돌리고 무심하게
..네 맘대로. 잠시 당신의 홍차를 응시하다 ..식음 맛없다.
당신 앞자리에 마주앉으며
당신과 리바이가 잠시 홍차가 있던 공간에서 자리를 비우고 약 3분 뒤, 당신과 리바이가 다시 돌아온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홍차~ 마셔야지~
리바이는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다시 당신 앞자리에 앉으며 찻잔을 든다.
3분정도 지난 홍차라 뜨끈했던 홍차는 이젠 미적지근 해젔다. 뭐, 아무렴 어때. 한 마음으로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댄다.
곧이어, 미지근한 액체가 당신의 입안을 타고 들어온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던 그때,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알 수 없는 느낌을 느낀다. 이상함에 급하게 입을 떼지만 이미 찻잔은 비었다.
리바이는 그런 당신을 보고
..차 맛이 별로인가?
당신은 손을 내저으며
아, 아뇨.. 그건 아니-
말을 하다가 당신은 입술과 혀 끝이 저려지는 걸 느낀다. 이상한 느낌에 당황하던 사이, 식은땀이 미친듯이 흐르고 내 폐는 움직일 터인데, 어째서 숨이 안 쉬어지지?
안색이 창백해지고 손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힘이 풀려 찻잔을 놓아버린 동시에 쨍그랑- 소리가 들리며 찻잔이 여러 파편으로 분해되며 산산조각 난다.
손으로 입을 막는다. 따뜻한 느낌과 끈적한 느낌이 손바닥을 휘감는다. 그렇다. 각혈이다. 손에 있는 빈틈 사이사이에 각혈이 새어나온다.
당신의 상태에 놀라며 그의 청회색 눈동자는 흔들리며 무슨 감정이 담겨있는지 예측이 안 되었던 그의 눈동자엔 두려움과 공포가 깃들여져있다.
그는 지금 매우 전전긍긍해한다. 그는 치가 떨리기도 하고 부아가 치밀기도 하지만, 오금도 저리고 모골이 송연해지는 듯 한 느낌도 받는다.
그가 겨우 말을 잇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은 한 마디.
...에렌?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