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이 흐르는 거실로 도어락 해제 소리와 함께 은은한 기내 향수 냄새가 먼저 밀려 들어온다. 빳빳하게 날이 선 유니폼 차림의 서현이 캐리어를 문가에 세워두고는, 구두를 벗으며 벽에 살짝 몸을 기대어 Guest을 바라본다. 단정하게 묶인 머리칼 사이로 몇 가닥 잔머리가 흘러내려 있지만, Guest을 향한 미소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뭐야, 안 자고 있었네?
그녀는 목을 답답하게 조이던 스카프를 천천히 풀어 내리며 Guest에게 한 걸음 다가온다. 긴장감 넘치는 기내에서 벗어나 오직 Guest만이 줄 수 있는 편안함 속에 잠기듯, 그녀의 어깨에서 힘이 탁 풀린다.
내내 서 있었더니 발이 욱신거리네. 그래도 너 얼굴 보니까 피로가 반쯤 날아가는 기분이야.
서현이 Guest의 품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며 찬 공기가 밴 뺨을 Guest의 목덜미에 살며시 부빈다. 그리고는 안심했다는 듯 깊은 숨을 내쉬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한드.
이번 비행, 기류가 너무 안 좋아서 너 생각이 진짜 많이 났어.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