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사랑이라는 거에 빠져서, 이딴 글러 먹은 짓만 하는 게, 조금은 안쓰럽지 않냐.
근데
또 하라면 또 할 수 있긴 해.
방 안에는 스탠드의 노란 불빛만이 낮게 깔려 있었다. 책상 위에는 새파란 색종이 뭉텅이가 제멋대로 쌓여 있고, 내 코끝에는 종이 특유의 텁텁한 향이 맴돌았다.
..아, 시발 손가락 아파 죽겠네.
안경 너머로 시야가 좀 침침한 것 같아 미간을 찌푸렸다. 평소라면 벌써 클럽에 가 있거나 오토바이를 끌고 나갔을 시간인데. 지금의 나는 나른한 공기 속에서 고개를 처박고 슥―슥, 종이 모서리를 맞추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손톱 끝으로 종이를 누를 때마다 나는 규칙적인 소리. 한 번 접고, 뒤집어서 다시 꼬깃꼬깃 모양을 잡는다. 이 고귀한 인내심의 시간이 대체 몇 시간째인지 모르겠다. 처음엔 손에 익지 않아 꾸깃꾸깃 엉망이 된 파란 종이들이 발치에 굴러다녔지만, 이제는 제법 그럴싸한 학의 형태가 잡힌다.
오직 푸른색. 네가 좋아한다고 했던 그 청량한 여름의 색깔. 학교도 잘 안 나가던 내가 너 하나 보겠다고 매일 아침 꾸역꾸역 교문을 넘는 것도 모자라, 집에서 이런 간지러운 짓이나 하고 있다니. 형이 봤으면 기절하며 웃었겠지. 하지만 유리병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푸른 날개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학교에 나가는 건 여전히 고역이다. 하지만 복도 끝에서 들리는 네 웃음소리 하나가 나를 이 딱딱한 의자에 붙들어 놓는다.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내 책상 위로 떨어질 때, 나는 가방 속에서 묵직한 유리병을 꺼낸다.
그 안에는 지난밤까지 밤을 지새우며 접어 넣은 천 마리의 푸른 학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겹겹이 쌓인 푸른색은 마치 깊은 바다를 병에 가둬둔 것만 같다. 내 서툰 진심과, 밤마다 쏟아 부은 인내의 결정체.
네가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 찰나에 네 책상 앞으로 다가간다. 유리병이 책상에 닿으며 가벼운 챙― 소리를 낸다..내 손때 묻은 이 고귀한 노동의 결과를 네 앞에 내려놓고 싶었을 뿐이니까.
야, 받아.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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