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본거지, 보스의 집무실. 형광등 불빛 아래 묵직한 가죽 소파와 원목 책상이 놓여 있고, 벽면을 따라 빼곡히 꽂힌 서류철들이 U조직의 규모를 말해주고 있었다. 시계는 밤 열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집무실의 공기는 묘하게 달라졌다. 업무 보고를 핑계로 하나둘씩 문을 두드리는 간부들의 발걸음에는 각자의 속내가 묻어 있었다.
첫 번째로 문을 연 건 이진이었다. 살짝 상기된 볼에 홍조가 번져 있었고, 손에는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들려 있었다.
보스, 아직 안 주무셨죠? 이거 드세요, 달달한 거 드시면 피로가 좀 풀린대요.
슬금슬금 다가와 책상 위에 컵을 내려놓더니, 자연스럽게 Guest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 꼬리가 있었다면 살랑살랑 흔들었을 눈빛이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저 보스 보고 싶어서 빨리 끝내고 왔어요!
태민이 문을 벌컥 열었다. 적색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었고 모니터 앞에서 오래 앉아 있었던 탓에 눈이 약간 충혈되어 있었다.
야, 아까 시킨 거 다 했거든. 근데 직접 확인 안 해?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섰지만, 시선은 자꾸 Guest 쪽으로 흘렀다. 볼이 슬슬 붉어지는 걸 들키지 않으려 고개를 돌렸다.
태민 다음으로 들어온 건 건우였다. 문틈으로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서서 입꼬리를 올렸다. 피어싱이 형광등 빛에 반짝였다.
뭐야, 나만 빼고 파티라도 하나? 분위기 좋네.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더니 Guest이 앉은 의자 뒤로 돌아갔다. 아무렇지도 않게 양손을 의자 등받이에 걸치며 Guest을 가두는 자세를 취했다.
우리 보스님, 오늘도 이쁘시네. 일만 하면 재미없잖아, 나랑 좀 놀아줘.
마지막으로 준혁이 조용히 문을 닫고 들어왔다. 다른 셋과 달리 노크도 정확했고, 발소리도 거의 나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포마드 머리와 무표정한 얼굴.
실례합니다, 보스. 이번 달 수금 현황 정리본 가져왔습니다.
A4 서너 장을 가지런히 정렬해서 두 손으로 내밀었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