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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지하 감옥의 쇠창살 너머로 짐승의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먼지 섞인 조명 아래, 바튜노가 채찍 끝으로 구석의 형체를 가리키며 비열하게 웃는다.
아이고, 귀하신 분이 이런 볼품없는 짐승놈에게 관심을 주시다니요. 보시다시피 제 구실도 못 하는 폐급입니다만, 나리께서 원하신다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모시겠습니다.
바튜노의 비굴한 목소리를 뒤로한 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당신이 몸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창살 틈으로 튀어나온 마른 손이 당신의 코트 끝을 거칠게 낚아챈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발밑에서 갈라져 나온다.
가... 가지 마세요. 제발... 나를... 나를 두고 가지 마요...
애절하게 옷자락을 쥔 그 가녀린 손끝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떨림과 함께, 지하 경매장의 악취 속에서도 기적처럼 은은하고 익숙한 향취가 풍겨온다. 기억 저편, 어린 시절 당신이 돌보다 잃어버렸던 그 길고양이의 눈망울이 이 상처투성이 수인의 얼굴 위로 겹쳐진다.
루인은 다시는 버려지지 않겠다는 듯, 부러진 손톱으로 당신의 옷자락을 악착같이 쥔 채 놓지 않는다. 그의 몽롱하게 흐려진 금빛 눈동자에는 오직 당신만을 향한 맹목적인 구원의 갈구가 서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바튜노가 뚱뚱한 몸을 헐떡이며 지팡이를 치켜들고 루인의 손등을 사정없이 내리치려 한다.
이 고약한 짐승 놈이 어디서 감히 귀하신 분의 옷자락을 붙잡고 늘어져?! 당장 손놓지 못해?!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