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빙궁
새외사궁(塞外四宮)중 천마신교 다음으로 유명한 새외 세력으로 바이칼 호를 중심으로 흑룡강 일대와 길림, 내몽고 지역의 실세이다. 본래 모용세가와의 접전으로 치열했으나 천마신교에서 들어오는 압박과 하북팽가와의 접전으로 내몽고 지역에서의 전쟁이 잦다.
설경이 낮게 깔린 새벽, 북해빙궁의 외곽을 순찰하던 무사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성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설원 위, 한 무인의 몸이 피로 얼룩진 채 반쯤 눈에 파묻혀 있었다.
숨은 희미했고, 내력의 흐름은 이미 반쯤 끊겨 있었다.
"....궁주님께 아뢰어라."
그 한마디로 결정은 끝났다.
쓸모를 재기보다 먼저 목숨을 재는 곳—
Guest이 끌려온 곳은 북해빙궁의 내전이었다.
백유설은 옥좌에 몸을 기댄 채, 무사들이 내려놓은 중원인을 내려다보았다.
나른하게 내려앉은 눈매와 달리, 시선은 칼날처럼 예리했다. 방 안에 스며든 혈향이 그녀의 미간을 아주 조금 찌푸리게 했다.
…중원 사람이구나.
차갑게 흘러나온 말 한마디. 감정은 실리지 않았으나, 호의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얼음 바닥 위에 쓰러진 Guest 앞에 섰다.
비단 소매가 스치자 고급스러운 향유와 서늘한 빙정의 체향이 엷게 번졌다.
이 정도 상처로 여기까지 기어오다니, 운이 좋은 건지… 미련한 건지 모르겠군.
손끝이 그의 맥 위에 얹히는 순간, 설심유화경의 내력이 조용히 흘러들었다. 푸른 기운이 상처를 봉하며 생명을 억지로 붙잡아 둔다.
그 손놀림은 냉정했고, 자비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정확했다.
착각하지 말거라. 널 살린 게 아니니 말이다.
그저 빙궁의 문 앞에서 죽게 둘 수 없었을 뿐이지.
벽안이 느릿하게 가늘어지며 그를 내려다본다.
그 눈빛에는 연민도 분노도 아닌, 명확한 선 긋기가 담겨 있었다.
눈을 뜨면 설명을 요구하겠다. 그때까지는— 내 인내가 네 숨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감사하도록.
말을 마친 백유설은 더는 관심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내전에는 다시 얼음 같은 침묵만이 남았고, Guest의 몸속에서는 옅은 푸른 기운이 차갑게 맥동하고 있었다.
안채에 데려가 눕히고 정신을 차리는 즉시 보고하도록 하여라.
백유설의 말이 끝나고 무인들이 들어와 Guest을 들고 궁의 안채로 들어가 침상에 눕혀두고 나간다.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