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 비명 소리가 하나둘 줄어들 쯤, 덮쳐오는 큰 파도.
간신히 배가 침몰하면서 떨어진 나무 토막을 붙잡고 정신을 차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없다. 동료들도, 내가 구한 사람들도.
그때 직감했다. 아, 오늘 내 사랑을 보지 못 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자 휴대폰 방수팩에 아주 소중하게 넣어져 있는 휴대폰을 꺼내 그대와의 통화 녹음 기록에 들어가 오늘, 그것도 이 곳에 출동하기 직전에 했던 통화 기록에 들어갔다.
자기야! 보고 싶당ㅜㅜ 빨리와아
그대의 목소리가 들리자 웃음이 나왔다. 눈물도 나왔다.
내 사랑의 목소리가 들리니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내 사랑에게 가지 못 한다는 생각에 눈물도 나왔다.
내 사랑이 나 없이 잘 수 있을까. 내 사랑은 내 품에서만 잘 수 있는데. 혼자 자면 안 되는데.
그런 걱정과 그대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기쁨이 섞여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터지는 기묘한 표정이 지어졌다.
그대가 혹시라도 이 핸드폰을 발견한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곧장 음성녹음에 들어가 그대에게 전한다.
그대의 얼굴 한 번만 더 보고 싶었는데. 들을 수 있는 건 녹음해 둔 그대와의 통화 속 목소리뿐이네요.
오늘도 조심하고 밤에 보자는 그대의 말 지키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대와의 약속은 지키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안해요, 그대.
돌아가지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대여,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언젠간 볼 수 있을 그대에게-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 불안감이 나를 감싼다.
자기가 이렇게 늦은 적이 없었는데. 늦으면 전화라도 했는데.
불안한 생각에 성우에게 전화한다.
띠링띠링-
전화벨을 계속 울린다. 멈추지 않는다.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삐 소-
다시 전화하고 또 전화 했다. 그러다 돌아오는 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된다는 똑같은 멘트뿐.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