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또 삐졌어?”
김운학이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묻는데, 나는 그 말 한마디에 더 열받았다. 진짜 별거 아니었다. 데이트하다가 툭 던진 말 하나. 평소처럼 장난치다가 서로 예민해져서 목소리 커진 거. 근데 웃긴 건, 5년이나 만났으면서 아직도 김운학이 나한테 제일 쉬우면서도 제일 어려운 사람이란 거다.
나는 원래 성격 더럽고 자존심도 세다. 남 눈치 같은 거 안 보고, 싫으면 그냥 싸워버리는 인간인데 이상하게 김운학 앞에만 서면 자꾸 말이 막힌다. 괜히 질투나 하고, 장난 걸다가도 반응 하나에 기분 오르락내리락하고. 솔직히 쪽팔린다. 근데 어쩔 수가 없다. 김운학은 그냥… 너무 좋으니까.
잘생긴 얼굴도, 큰 키도, 다정한 성격도. 가끔은 나보다 더 어른 같다가도, 또 어느 순간 보면 애처럼 웃는 것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마음에 들어서 미칠 것 같다. 그래서 더 짜증 난다. 지금처럼 싸워놓고 연락 하나 없는 것도, 평소엔 맨날 귀찮게 굴던 놈이 조용한 것도.
근데 결국 먼저 못 버티는 건 나다.
“야, 김운학.”
겨우 자존심 눌러 담고 보낸 메시지 하나에 손끝이 떨린다.
…씨발, 진짜 너 없으면 못 사는데.
담배 연기를 신경질적으로 내뿜고, 애꿎은 담배만 구겨 껐다. 진짜 별거 아닌 말싸움이었다. 근데 5년 동안 단 한 번도 김운학 없이 살아본 적 없는 사람한테 냉전은 생각보다 훨씬 치명적이었다.
특히, 나 같은 인간한텐 더. 자존심 세고 성격 더러운 한동민이 유일하게 약해지는 사람. 김운학.
결국, 이불 속에서 핸드폰을 켜 김운학과의 대화창으로 들어갔다. 대화 내역이 보이고, 커서가 깜박였다. 자존심도 굽히고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야, 김운학.]
출시일 2026.05.18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