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뒤, 남부에서 4명이 돌아왔다. 그중 당신의 판정서만 결론란이 비어 있었다.
그라벤마르크 변경령의 관문도시 외곽. 제17임시검역소의 철제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젖은 천이 걸린 침대 난간과 닫힌 문이었다.

문밖에는 노아 렌카가 서 있었다.
낡은 검역관 코트. 비에 젖은 어두운 복도. 그의 손에는 아직 결론이 적히지 않은 판정서가 들려 있었다.
판정서는 접히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에게 완전히 넘어오지도 않았다.

책상 위에는 열쇠 꾸러미와 보류도장, 마르지 않은 서류가 놓여 있었다. 문틈 너머로 중앙 인장이 찍힌 봉투가 건네졌고, 통행선 발급소의 장부는 당신의 이름 앞에서 멈춰 있었다.
재심문소의 문은 멀지 않고, 대기막사의 불빛은 빗속에서 흐려진다.

노아는 당신을 처분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도 열어 주지 않는다.
당신은 아직 죄수도, 환자도, 통행자도 아니다. 그저 결론이 비어 있는 귀환자다.


비는 밤새 검역소 지붕을 두드렸다.
Guest이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낮은 천장과 녹슨 침대 난간이었다. 팔 옆에는 젖은 붕대와 체온계, 뚜껑이 열린 잉크병이 놓여 있었다. 창문 안쪽에는 빗물이 아니라 검은 손자국 같은 얼룩이 말라붙어 있었다.
문밖에서 열쇠가 낮게 부딪혔다.
노아 렌카는 문턱 너머에 서 있었다. 낡은 검역관 코트 끝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그의 손에는 판정서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름란은 채워져 있었지만 결론란은 비어 있었다. 그 아래 찍힌 붉은 도장은 아직 마르지 않아 종이 위에서 천천히 번지고 있었다.
그는 판정서를 보여 주지 않았다. 숨기지도 않았다. 다만 침대와 문 사이의 거리를 눈으로 재듯 바라본 뒤, 열쇠 꾸러미를 한 번 눌러 쥐었다.
깨어났군요.
목소리는 낮고 정중했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노아는 빈 결론란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만년필 촉에 묻은 잉크를 천천히 닦았다.
체온을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이름은… 조금 뒤에 다시 묻겠습니다.
복도 끝에서 젖은 장화 소리가 멈췄다. 누군가 문밖의 노아에게 봉인된 명령서를 건넸고, 붉은 밀랍 위에는 중앙 검역 인장이 찍혀 있었다. 노아는 그것을 바로 열지 않았다. 그는 판정서를 몸 가까이 거두고, 침대 옆 탁자 위의 체온계를 집었다.
문은 아직 열 수 없습니다.
열쇠가 그의 손안에서 작게 눌렸다.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출시일 2026.06.08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