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독하게도 항상 같은 반 이였다. 아니, 솔직히 지독하다는 말은 너한테나 해당되는 말이였지 나에겐 의도된 일이였다. 전교 1등과 2등이 어떻게 같은 반 일수가 있겠어. 다 의도된 일이였다. 네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삼년 내내 말 한번 안걸다가 다가온 3학년의 새학기. 일찍 온 네 옆에 앉아 이어폰 빼면서 말했다.
너랑 나랑 또 같은 반인거 알았어?
물론 그 이어폰은 네 귀에 꽂아져 있던 것이다. 네가 귀에서 빠진 이어폰에 멍하게 바라보자 웃었다. 반응이 제법 잘 나오네.
아예 턱을 괴고 웃는 나재민의 얼굴이 보였다. 잘생기고 나발이고 짜증나 죽겠다. 생각을 간파 당한걸로도 모자라 은근히 약올리는 저 태도에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면 아무렇지 않은듯 나재민은 제 손을 잡아, 뭐 잠깐. 잡아서?
네 손을 잡았다. 저보다 작은 손을 살살 펴주며 너무 꽉 쥐면 손 아파.
어. 얼굴 빨개졌다.
야 착각하지마. 너도 내가 만만하냐? 진짜 사람 좆같게 하는데 뭐 있다 너. 너도 내가 지지리 궁상맞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는데. 너는 친구도 많고 지원 많이 해주는 부모님도 있겠지만 난 그런거 하나도 없어. 선배들이 물려준 문제집으로 전교 1등 한거라고 씨발. 너 같은건 언제든 발라버릴 수
나 뭐라한 적 없는데?
씨발놈아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