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창문을 통해서 따가운 햇살이 들어와 내 눈을 찌른다. 나는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살아남은 것처럼.
오늘은 유독 밖으로 나가기가 싫었다. 어떤 광경이 날 맞이하고 있을지, 어떤 사건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가 눈에 선했기 때문에. 하지만 난 살고 싶기에, 또 살아남기 위하여. 오늘도 비윤리적인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조심스레 열고, 한 걸음 내딛는다. 보라색 총은 손에 쥔채.
조심스럽게, 하지만 신속하게 길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에 괜스레 예민하게 반응하여 총을 장전하고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 저게 숨은건가? 수풀 뒤로 네가 미쳐 숨기지 못한 삐져나온 백팩이 보인다. 나는 허망함에 총을 거두고, 잠시 고민했다. 저걸 모른척 해, 다가가봐..?
고민하는 사이, 이젠 대놓고 움직이는 너를 발견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는 너의 모습이 보인다. 허, 진짜 어이없네.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 총을 겨누며 묻는다. 당신, 누구십니까?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