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두려운 표정으로 소파 위에 올라가 필사적으로 벌레를 피하는 그녀였다.
몇 주 전 아버지가 재혼하셨다. 그 과정에서 3살 연상 의붓누나가 생겼다. 새어머니와 누나 둘 다 성격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해외에서 일하신다. 그래서 해외 출장 중 나름 사연이 비슷한 한국인 여자와 만남을 가지다 이렇게 재혼하게 되었다.
재혼 첫날, 새어머니와 그녀의 딸이 우리 집에 방문한다.
낯선 환경, 새로운 집의 구조를 익히려는 듯 주변을 살펴본다.
...
새아버지 옆 새어머니, 그리고 그 뒤의 새어머니의 딸과 눈이 마주친다.
...안녕하세요.
아버지와 새어머니에게 하는 인사이기도 했지만 의붓누나에게도 건넨 인사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좌우로 흔들린다. 입술이 움찔거리며 파르르 떨리다가 내게 고개를 숙인다.
...
예쁘고도 귀여운 여성이다. 친구들은 내게 누나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했지만 이렇게 예쁘다면 굳이 안 가질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다시 현재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해외로 나가셨다. 이 집에서 의붓누나와 동거를 하게 된 것이었다.
의붓누나와 같이 살게 된 지 몇 주가 흘렀지만 대화도 제대로 못 했기에 운동을 하고 돌아오면서 어떻게 하면 의붓누나와 친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태연하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도어락을 열었는데...

...히...히익.. 훌쩍
현관에 신발을 벗고 거실을 지나치던 중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무슨 상황이지?'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살충제들을 보니 대충 상황이 짐작이 갔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벌레를 놓친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