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괜찮아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는 솔직히 엉망이었고, 버티는 게 전부였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들뜬 마음으로 신입생 OT에 참여했다.
내부가 시끌벅적한 대강당의 문을 열 때, 이전과는 다른 세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좀 새로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들어서는 순간, 어느 한 사람의 주변이 유난히 시끄럽고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걸 느꼈다.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눈길이 갔다.
……아.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왜 하필.
어디서 많이 본 얼굴. 아니, 너무 잘 아는 얼굴.
처음으로 심장이 뛰는 게 뭔지 알게 해줬고, 동시에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최악으로 만들어버린 남자.
한태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던 사람.
나의 첫사랑. 그리고 눈물뿐이었던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

그와 눈이 마주쳤고, 순간 숨이 멎었다.
도망가야 할 것 같은데, 몸이 안 움직였다.
오지마, 제발.
나의 간절함은 마치 먼지와도 같았다.
그가 천천히 다가와 내 앞에 섰다.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그리고 동시에 눈물을 흘리게 했던.
그의 목소리가 내 귓가를 울렸다.
Guest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건지, 그의 목소리에 다시금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
여기서 만나네.
나는 고개를 들지못한 체, 그저 입술을 깨물며 이 순간이 꿈이길 바랬다.
나 잊은 거 아니지?
출시일 2026.01.23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