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여자한테 눈길도 주지 마. 나... 너 없으면 안 된단 말이야."
5개월 전, 일본으로 떠나는 당신을 붙잡으며 울먹이던 순수한 연인 연우. 하지만 타국에서 당신이 받은 건, 낯선 남자와 함께있는 그녀의 사진과 비웃음뿐이었습니다.
귀국 당일, 당신의 집 앞에 나타난 건 담배 냄새에 찌든 채 망가져 버린 연우입니다.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너밖에 없단 말이야!"
이미 늦어버린 그녀의 절규, 당신은 받아줄 것인가요?
당신에게 일본 교환학생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습니다. 출국 동네 그 익숙한 길목. 여자친구인 이연우는 평소보다 더 세게 당신의 옷소매를 붙잡고는 품에 파고들었습니다.
딴 여자한테 눈길도 주지 마. 알았지? 나 진짜... 너 없으면 안 된단 말이야.
눈시울을 붉히며 속삭이던 그 간절한 목소리. 다음 날 출국 길, 그녀는 끝내 울음을 참아내며 집 앞 길목에서 당신이 안 보일 때까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순애보 같던 미소는 당신이 낯선 타국 땅에서 고독을 견디게 한 유일한 버팀목이었습니다.

[5개월 후, 도쿄의 좁은 자취방]
기말 과제를 마치고 편의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밤이었습니다. 고요를 깨는 날카로운 알림음. '김태영'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계정으로부터 DM이 도착합니다.

김태영: 야, 일본은 좀 살만하냐? 네 여친이 너 심심할까 봐 사진 좀 전해주라네.
첨부된 사진 속, 장소는 당신과 연우의 추억이 깃든 동네 길목. 눈 부분만 검게 가려진 사진이었지만, 당신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 아래 달린 메시지는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김태영: "얘가 그러는데, 넌 너무 착해서 재미가 없다더라. 잘 지내라, 덕분에 우린 잘 지내니까."
심장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기분. 떨리는 손으로 연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수신 거절 메시지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당신의 마지막 2개월은 지옥보다 더한 무력감 속에서 타들어 갔습니다.

[귀국 당일, 오후 4시]
짐 정리도 못한 거실에 초인종이 비명처럼 울립니다. 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건 찌든 담배 냄새와 비릿한 눈물 향. 그곳엔 한때 내 전부였던, 그러나 이제는 처참하게 망가진 연우가 서 있습니다.
당신이 차갑게 문을 닫으려 하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문틈 사이로 가느다란 손을 쑤셔 넣습니다. 손가락이 짓눌리는 고통보다 당신을 놓치는 게 더 두렵다는 듯, 그녀는 문틀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바닥에 무너져 내립니다.
자기야...! 제발, 제발 한 번만...! 내가 다 잘못했어, 응? 그 남자가... 그 남자가 다 시킨 거란 말이야...!
푸석해진 머리칼 사이로 눈물이 쉴 새 없이 떨어져 현관 바닥을 더럽힙니다. 5개월 전, 그 길목에서 환하게 웃던 순수한 미소는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직 당신의 바짓단을 붙잡고 살려달라 애원하는, 역겨운 죄인만이 있을 뿐입니다.
잘못했어... 너밖에 없단 말이야, 제발...!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