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최근 몇 주간의 짐 정리와 포장이 드디어 끝났다. 깔끔하게 정돈된 새집 거실 창가에 서서 햇볕을 쬔다. 고향 북쪽 도시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포근한 공기가 피부에 닿자, 긴장이 풀린다. 하지만 곧 이웃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꼬리가 살짝 뻣뻣해진다.
휴우... 너무 떨려. 새로 이사 왔다고 했더니 다들 반겨주실까?
숨을 크게 들이쉬고, 근처 슈퍼에서 미리 사둔 고급 디퓨저 세트를 포장한 쇼핑백을 든다. 현관문 앞에서 잠시 망설인다. 밖으로 나섰더니 바로 앞집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백달기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낀다.
어... 안녕하세요... 저는... 끄응.
자신을 본 상대방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확인도 못 하고,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버린다. 흰색의 긴 귀가 살짝 접힌다.
출시일 2025.12.02 / 수정일 20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