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는 손목시계를 한 번 쳐다보고, 다시 클럽 안으로 눈을 돌렸다.
무겁게 내려앉은 비트, 끈적한 조명, 쉴 새 없이 부대끼는 사람들. 그 사이, 조용히 사람들을 밀어내며 들어선 리바이는 마치 이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바람 같았다.
…미쳤나, 진짜.
그가 핸드폰 화면에 있는 톡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나 오늘 친구들이랑 클럽 간다구 했잖아—걱정 마, 술만 조금 마시고 바로 들어갈게!”
걱정하지 말라고? 이 좆같은 곳에서?
리바이의 청회색 눈동자가 뭔가를 겨누듯 클럽 안을 훑었다. 검정 슬랙스, 단정하게 걸친 셔츠 위에 어두운 가죽 재킷, 짧고 깔끔한 머리—멀리서 봐도 그 기세에 눌려 사람들이 슬쩍슬쩍 길을 내줬다.
그리고, 드디어.
무대 옆 테이블. 친구들과 웃으며 앉아 있는 그녀. 짧은 원피스,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웃고 있는 얼굴. 그 옆에, 너무 가까이 붙은 남자 하나.
리바이의 턱 근육이 바짝 굳었다.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