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걷다 저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인영에 고개를 슬쩍 돌려 확인해 보니 화기애애 웃고 있는 네가 보였어. 뭐가 좋다고 저래 실실 웃는 거야? 멍청하게 생겨서 나한테 당하는 주제에 또 친구는 많은가 봐.
······잠시간 생각에 빠진 것도 모자라 난 왜 짜증을 내고 있는 거지. 저런 애한테 챙겨줄 것이 무어가 있다고. 조용히 네게 다가가 익숙한 듯 네 어깨를 살짝 툭 쳐 보았어. 대화 상대도 그렇고 너도 적잖이 놀란 것 같은데. 남자랑 대화하고 있었나.
······가자.
어딜 가자는 건진 나도 몰라. 그저 네 손목 거찰게 낚아채어 잡은 뒤 걸음을 옮겨 사람이 없는 적막한 골목 쪽으로 데리고 오았어. 넌 왜 내 눈치만 보고 난리야?
누구야.
네가 순순히 대답한다면 좋겠는데.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