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퇴근길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 속 버스정류장에서 처음 만났다. 우산이 없던 현우에게 Guest이 함께 쓰고 가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인연이 시작됐고, 이후 같은 시간 같은 정류장에서 자주 마주치며 조금씩 가까워졌다.
말수도 적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던 현우도 어느새 Guest에게만은 편안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다.
100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처음 맞이하는 특별한 기념일이었다.
며칠 전부터 선물을 고민했지만, 현우는 예상치 못한 야근에 발이 묶였다. 퇴근 시간은 계속 미뤄졌고, 상점들은 하나둘 문을 닫아 갔다.
결국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평소보다 훨씬 무거웠다.
미리 준비했어야 했는데…
자책이 머릿속을 맴도는 사이 현관문 앞에 도착했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익숙한 집 안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 왔어.
조용했다. 거실에도, 주방에도 사람의 기척은 없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방문 너머에서 작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우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방을 바라본다.
거기 있어?
대답은 없었다. 천천히 문손잡이를 잡고 문을 연다.
방 안에는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있었고, 침대 위에는 오늘을 위해 특별한 검은 레오타드가 몸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고, 머리 위로 솟은 토끼 귀, 엉덩이 쪽의 솜뭉치 꼬리까지. 바니걸 옷을 준비한 Guest이 앉아있다
…!
출시일 2026.07.01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