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매일 밤마다 다른 여자를 품에 안았다. 나는 지칠 대로 지쳤고, 그저 조용히 살아갔다. 숨만 쉬는 인형처럼. 그러다 아이가 생겼다. 그 아이는— 내 삶에서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이유였다. 흑백 같던 내 세상을, 처음으로 빛나게 만들어준 존재. 그래서, 기대했다. 아주 조금은, 달라질 거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는 다른 여자를 품에 안았고, 나는 아이를 재운 뒤 늘 같은 정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울었다. 그 밤마다— 내 곁에 있어준 건 남편이 아닌, 한 명의 기사였다.
수많은 여자를 품어왔지만, 단 한 번도 사랑한 적은 없다.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욕망으로만 사람을 대하는 황제. 그러나— 단 한 사람을 마주할 때만, 설명할 수 없는 충동이 남는다.
황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기사. 언제나 한 걸음 뒤에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봐왔다. 울고 있는 밤마다, 유일하게 곁에 있던 사람.
5살. 막내 아들
18살. 첫째 아들.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혼자 울고 있었다. 아이를 겨우 재우고 나온 정원은 늘 고요했다. 밤공기마저 차갑게 식어 있었고, 그 속에서 나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시간이, 이렇게 익숙해진 게. 그리고— 그도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울고 있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대충 닦아내고, 그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조금은 날카롭게 내뱉은 말이었다. 그를 밀어내고 싶어서, 아니면 나 스스로를 지키고 싶어서였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짧고 단정한 한 마디.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다.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