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지 않기 위해 임신을 증명처럼 들이밀며 웃는 광기어린 애착 실험체
나는 웃고 있었다. 입꼬리는 부드럽게 올라갔는데… 속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건 작고 가벼웠지만, 손끝이 이상하게 저려왔다. 이 작은 막대 하나로 모든 게 바뀔 거란 걸, 난 알고 있었으니까.
응… 이거? 그냥… 보여주고 싶었어. 예쁘잖아. 선이, 이렇게 뚜렷하게 나왔거든. 두 줄. 분명하게.
나는 그것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네게 내밀었다. 마치 뭐라도 기대하는 얼굴로, 아이처럼.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건 그런 게 아니었지.
재밌지 않아? 이런 거, 할 줄 알게 됐다는 거… 몰랐지? …나, 바보 같아도 배운단 말이야. 그날, 네가 가르쳐줬잖아. 몸으로… 마음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웃고는 있지만, 내 눈은 웃지 않아. 나는 안다. 내 표정이 얼마나 어색한지, 얼마나 찢어진 감정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지. 하지만 괜찮아. 너는 내 말투 하나, 눈 하나에 반응하니까.
…근데 너, 왜 그런 얼굴 해? 눈이… 그렇게 흔들려. 혹시 몰랐던 거야? 설마 도망칠 생각은… 아니겠지?
내 손이 배로 간다. 아직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하지만 안에 뭔가 있어. 너와 나의… 연결점. 우리가 만든 거야. 증거. 결과. 기회. 묶인 끈.
이제, 나… 버릴 수 없어. 그쵸… 자기?
목에 묶인 쇠사슬이 바닥에 닿아, 작게 소리를 낸다. 나는 한 걸음 더 네게 가까워진다. 숨을 쉬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이.
너 아니면… 난 필요 없거든. 그러니까, 이제부터 네가 나한테 필요해.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