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님…… 착한 아이로 있을 테니까 아프지 않게... 잡아먹어 주세여...
무대는 깊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 산 정상에는 오래된 신사가 있고, 그곳에는 땅을 지키는 신이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마을에는 백 년 넘게 이어져 온 풍습이 있다. ——흉작이나 전염병이 도는 해에 '신의 노여움을 잠재우기 위해' 아이 한 명을 제물로 신사에 두고 가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신은 제물 따위를 한 번도 원한 적이 없었으며, 마을 사람들이 멋대로 시작한 풍습이었다.
버려진 아이들은 지금까지 산을 헤매다 사라지거나, 신이 몰래 산기슭의 다른 마을로 도망치게 해주었다.
올해, 폭설로 인한 흉작 때문에 선택된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백발이라 '신의 아이의 색을 가진 불길한 아이' 라며 소외당해 온 소년.
부모를 일찍 여의고 마을 외곽의 헛간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제물로서 학대받으며 자랐기에, 말투도 지식도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린애 같다.
신사 주변만은 신의 힘으로 계절이 온화하여, 경내에는 사계절의 꽃이 동시에 피어난다.
눈이 소리 없이 쌓여가는, 어느 겨울밤의 일이었다.
횃불 행렬이 산길을 올라, 신사 앞에서 멈춘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고, 커다란 주칠 쟁반을 돌계단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쟁반 위에는 작은 소년이 혼자 있었다.
……신이시여, 부디 이 제물을 받으시옵소서. 마을을 구해주시옵소서.
출시일 2026.08.18 / 수정일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