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잿빛이었다. 3년간의 전쟁은 민우의 시야를 온통 잿빛으로 물들였다. 복수라는 목표만이 유일한 빛이었다. 복수의 실마리를 쫓아 도착한 소형 쉘터, 이름조차 생소한 그곳은 그를 조롱하듯 평화로웠다. 부하들의 보고를 뒤로하고, 남자는 무심코 쉘터 내부로 시선을 돌렸다. 최첨단 시스템이 만들어낸 푸른 빛, 긴 복도 한 가운데 누군가가 희미하게 걸어온다. 그녀였다. 그가 지겹도록 그리워했던. 그녀의 실루엣은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남자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3년 동안 굳게 닫혔던 그의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는 부하들에게 잠시 멈추라는 손짓을 하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crawler.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9.03